고 조정칠 목사님을 기리며!

김동욱 0 15 07.12 21:04

목사님!

 

최근 몇 차례 목사님을 찾아뵙고이 땅에서의 목사님과의 인연이 얼마 남아있지 않을 것 같다는 예상은 하고 있었지만오늘 오전에 목사님께서 돌아가셨다는 사모님의 전화를 받고는 한동안 맥이 풀린 것 같은 멍한 상태가 되었습니다.

 

한참을 그렇게 앉아 있다가 제가 해야 할 일들을 찾아 움직이기 시작했는데목사님과 함께 했던 많은 날들이 하나하나 떠오르기 시작했습니다.

 

목사님과 저와의 첫 인연은 이학권 목사님께서 뉴욕새교회를 담임하고 계실 때 시작되었습니다서울 신용산교회와 대전 혜천대학교회를 담임하고 계시면서, 1년에 두어 차례 정도씩 미국을 방문하셨는데그때마다 뉴욕새교회에서 설교를 하시곤 하셨습니다주보에 설교 조정칠 목사라고 나와 있는 주일에는 교회의 부엌에 비상이 걸리곤 했었습니다. 40분 이상 설교를 하시는 이학권 목사님에게 맞추어 친교 식사를 준비하는 데 익숙해져 있는 친교팀이 15분 정도의 간결한 설교를 하시는 목사님에게 맞추어 친교 식사를 준비하는 일이 결코 쉬운 일은 아니었을 것입니다.

 

뉴욕새교회를 방문하실 때마다 아드님이신 조일구 성도(당시)가 목사님께 저를 인사시키곤 했습니다. “저를 친동생처럼 아껴주시는 김동욱 성도님이십니다” 라고요여러 차례 인사를 드렸지만시력이 좋지 않으신 목사님께서는 저를 기억하지 못하셨습니다.

 

목사님과의 본격적인(?) 인연은 이학권 목사님께서 뉴욕새교회를 사임하시고혜천대학교회의 담임 및 교목실장을 끝으로 현역에서 은퇴하신 후 미국으로 돌아오신 목사님께서 뉴욕새교회의 설교목사로 부임하신 후였습니다.

 

당시 뉴욕새교회의 인터넷팀장으로 교회의 홈페이지를 관리하던 제가 목사님의 주일 설교를 편집하여 교회 홈페이지에 업로드하면서 목사님을 가까이 모실 수 있는 귀한 기회를 갖게 되었습니다.

 

목사님께서 뉴욕새교회의 설교목사로 계셨을 때교회에 불미스러운 일이 있었습니다장로와 집사가 충돌하는 일이 있었습니다당회에서는 해당 집사를 치리하기로 하고목사님의 의견을 들어 최종 결정을 하기로 했었습니다그 때 목사님께서는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목사와 장로가 다투면 무조건 목사 잘못이고장로와 집사가 다투면 무조건 장로 잘못입니다그 집사를 치리하면난 이번 주일부터 교회에서 설교를 하지 않고우리 집 교인 목사님께서는 사모님을 그렇게 부르셨습니다 과 함께 그 집사 집에 가서 예배를 드릴 것입니다” 라고 하셨습니다물론 당회에서는 그 집사를 치리하지 못했습니다.

 

뉴욕새교회의 설교목사로 1년 동안 섬기시고교회를 떠나시던 날목사님을 따르는 동역자들과 함께 산 밑의 백합을 설립하시고, ‘겸손한 목사가 되기 운동을 전개하셨습니다그리고저를 동산 감독으로 임명해 주셨습니다여러 동역자 목사님들과 장로님들이 계셨는데서리집사인 저를 사무총장의 자리에 앉혀 주셨습니다.

 

제가 신대원 첫 학기를 마쳤을 때극심한 경제적인 어려움이 있었습니다신대원을 계속 다녀야 하나그만 두어야 하나고민을 많이 했었는데공부를 계속해야 한다는 생각이 훨씬 더 컸습니다. “목사님장학금 좀 주셔야겠습니다.” - 나는 그 말을 성령님께서 하게 하셨다고 믿고 있다나는 그런 식으로 말을 하지 않는다라고 말씀드렸을 때목사님께서는 마치 그 말을 기다리고 계셨던 것처럼 부탁할 사람 많이 있을텐데나한테 해줘서 고맙습니다” 라고 답해 주셨습니다그리고제가 신대원을 졸업할 때까지제 학비를 대신 내 주셨습니다.

 

목사님

 

밥값 이야기도 해야겠네요그 일이 있기 전까지는목사님을 뵈올 때면 제가 식사 대접을 해드리곤 했습니다헌데 장학금’ 이야기 후에목사님과 함께 식사를 하러 식당엘 갔었습니다제가 계산을 하려고 하자목사님께서 막으셨습니다그리고는 전도사님나는 전도사님에게 밥을 사 드리는 행복을 누리고 싶습니다나에게서 그 행복을 뺏지 마십시요!” 라시며그 후로는 저와 식사를 하실 때마다목사님께서 밥값을 내셨습니다제가 몰래 미리 계산을 해 놓으면, “우리 전도사님 돈 받으시면나 이제 이곳에 안와요.” 라시며제가 낸 돈을 저에게 돌려주게 하시고목사님께서 계산을 하셨습니다.

 

목사님을 모시고 사역을 하면서 재정 보고를 드리려고 하니까, “전도사님하고 나 사이에 재정 보고를 하고보고를 받아야 한다면우리 일 그만합시다” 라셨습니다.

 

블루벨한인교회에서 설교를 하실 때두 따님에 관한 이야기를 하셨습니다설교를 편집하면서그 부분을 통째로 들어냈었습니다요즘말로 통편집을 한 것입니다편집된 설교를 들으시고, “전도사님이 계시니까내가 맘 놓고 설교를 합니다나를 가장 사랑하시는 전도사님의 귀에 거슬리는데다른 사람의 귀에는 얼마나 거슬리겠습니까?” 라셨습니다.

 

목사님과의 이야기를 모두 쓰려면참으로 많은 시간이 필요할 것입니다많은 이야기들가르침들베풀어 주신 크신 사랑잊지 않고 기억하며 살아가겠습니다.

 

목사님!

 

몇 년 전수술을 받으시기 전에 사모님께 하셨다던 말씀이 기억납니다. “여보내가 혹시 전신마취에서 깨어나지 못하면... 내 책상 왼쪽 두 번째 서랍에 있는 봉투 2개를 김동욱 전도사에게 주세요.” “그게 뭔데요?” “봉투 하나에는 내가 김 전도사에게 특별히 부탁하는 것들을 적어 놓은 편지가 들었어요다른 봉투 하나에는 김 전도사가 일하는 데 필요할 돈을 조금 넣어 두었구요.” 저에게 특별히 당부하신 일이 무엇일까많이 궁금합니다.

 

목사님!

 

목사님께서는 저를 부르실 때마다 다른 호칭을 쓰셨습니다어떤 때는 동지어떤 때는 제자어떤 때는 친구라고도 부르셨습니다저 스스로는 늘 목사님께 좋은 심부름꾼이 되자고 다짐하며목사님을 모셨는데 좋은 심부름꾼이었는지 못된 심부름꾼이었는지 잘 모르겠습니다나중에 목사님을 뵈올 때여쭈어 보려고 합니다.

 

목사님!

 

끝까지 저를 기억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김동욱이김동욱이내가 알지김동욱 목사김동욱 목사내가 알아!”

 

목사님!

 

베풀어 주신 크신 사랑많은 가르침들잊지 않고 기억하겠습니다.

 

고맙습니다.

 

심부름꾼 김동욱 드림

 

[관련 사진 모음https://photos.app.goo.gl/bmVPDGRtJnTKXE5u5

 

필자 주 고 조정칠 목사님의 장례 절차는 아래와 같이 진행됩니다.

 

장례 예배일시 : 7 14(오후 7시장소 : 하나임교회(690 River Dr., Elmwood Park, NJ 07407)하관 예배일시 : 7 15(오전 10시장소 : George Washington Memorial Park (234 Paramus Rd., Paramus, NJ 07652)연락처 : 조일구 장로(347-804-7532)

 

사진 설명 : 왼쪽 조정칠 목사, 오른쪽 김동욱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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