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승권
한 사람이 다른 사람을 사랑하는 일은 분명 미안한 일이 아닐진데 그대에게 건넨 제 모든 사랑은 모두 미안한 사랑이 되고 말았습니다. 그동안 사랑해서 미안했습니다. 그대라는 사람을 알고 난 후에 얼마나 많이 흐느껴야 했는지... 그래서 내 남은 눈물이 모두 말라버렸는지... 이제는 무척이나 덤덤해진 나를 보며 요즘 가끔 놀라곤 합니다. 이젠 어지간히 슬퍼서는 눈물이 나지를 않습니다. 사랑해서 정말 미안했습니다. 덧없이 주기만 했던 이 사랑에 마음에도 없이 받기만 했던 그대... 얼마나 힘겨우셨겠습니까... 그간 정말 미안했습니다. 원하지도 않던 그대의 아픔받이가 되어 홀로 헤매던 이 바보같은 사랑을 보며 그대는 또 얼마나 안쓰러워 하셨겠습니까... 정말 사랑해서 미안했습니다. 하지만 사랑을 접는것이 마음먹은 대로 되는 일이 아니기에 이 미련한 아이의 외사랑도 마음처럼 쉽게 접혀지지가 않아... 앞으로도 기약없이... 이 미안함 그대에게 계속 건네야 할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