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여름을 탄다'. 여름이 되면, 축 늘어진다. 기운이 없어지고, 의욕이 떨어진다. 할머님과 어머님께서 "큰 애는 여름을 탄다"고 하셨었다. 여름을 이겨 내라고, 여름이 되면 '삐애기' - 할머님께서는 닭을 그렇게 부르셨다 - 를 잡아, 죽을 끓여 주시곤 하셨었다. 이상하게도 '삐애기 죽'을 먹고 나면, 기운이 나곤 했었다.
종일 아무 일도 하지 못(안)하고 지냈다. 모든 게 다 귀찮게 느껴졌다.